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외국인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질의서에 대한 답이 한 달여 만에 왔다. 그러나 이들의 답변은 기대 이하였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최근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 등 전·현직 임원 5명으로부터 서면조사 답변서를 받아 내용을 검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등 성의 없는 답변들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제인 전 대표는 ‘2012년 가습기살균제 흡입 독성실험 결과를 은폐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은닉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제인 전 대표는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 실험과 별도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서울대에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했다. “질병관리본부 실험의 정확성 검증”이 이유였다. 그러나 옥시 측은 KCL 실험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이를 은폐했다. 대신 자신들에게 유리한 서울대와 호서대 실험 결과를 채택했다.
제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임직원들의 답변도 비슷했다. 마케팅 이사였던 한 임원은 2004년 살균제 제품에 ‘아이 안심’이라는 문구를 쓴 이유에 대해 “한국어를 못해서 라벨 문구를 점검할 수 없었다”는 황당한 입장을 전해오기도 했다. 유의미한 답변도 부분적으로 있었다. 옥시 호주연구소 연구원과 본사 글로벌R&D 담당자는 대부분 “모르겠다”는 취지로 일관했으나 살균제 제품 판매 전 미국 등 외국 연구소에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 결과가 모두 부정적으로 나온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한국어 몰라서 ‘아이안심’ 광고 점검 못했다”… 옥시 외국인 임원들 檢 질의에 황당 답변
입력 2016-07-28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