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130여곳 폐쇄… 계속되는 터키 칼바람

입력 2016-07-28 18:09
쿠테타 실패 직후 헬기를 타고 그리스로 달아나 망명을 요청한 터키 군인 8명 중 한명이 27일(현지시간) 그리스 특별경찰의 경호 속에 그리스 아테네 법원을 떠나고 있다. 법원은 불법입국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망명 승인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그리스에 남는다. 신화뉴시스

6시간 만에 진압된 지난 15일(현지시간) 쿠데타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터키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군인 1700여명이 강제 전역하고 언론사 130여곳이 폐쇄되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독재 강화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7일 터키의 국가비상사태 내각 명령에 따라 장성 147명을 포함해 군인 1700명이 강제전역 조치됐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측으로 분류된 장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인 베랏 알바이라크 에너지장관은 “쿠데타 전부터 귈렌파 장성들을 제거하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신속하게 군 조직을 정리하는 배경을 밝혔다.

정부는 또 모든 군사고등학교를 폐쇄하고 군사교육과정을 완전히 재편하는 내용을 담은 새 칙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관학교 후보생은 모두 공립학교로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통제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TV 방송국 16곳과 라디오 방송국 23곳, 신문사 45곳, 잡지사 15곳 등 130곳 이상의 언론사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귈렌 측인 ‘자만뉴스페이퍼’의 칼럼니스트와 경영진 47명을 체포했다. 관영 아나톨루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이주 초에도 기자 42명을 체포했고 16명을 조사하고 있다.

내무부에 따르면 쿠데타 진압 후 군인과 경찰, 법조인과 교사, 공무원과 언론인 등 1만5000명 이상이 연행됐고 이 중 8000여명이 여전히 구금 중이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스카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수사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 수사선상에 오른 인사가 있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