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석사 5년 통합과정 ‘한국형 그랑제콜’ 키운다

입력 2016-07-29 04:02

프랑스의 그랑제콜과 유사한 학사·석사 통합 과정이 대학에 만들어진다. 대학 학부와 대학원을 통합해 5년 동안 이론·실무를 체계적으로 가르친 뒤 석사 학위를 주는 것이다.

또 교육부 평가를 잘 받은 대학의 대학원에 한해 정원 조정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에서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대학원 제도개선 방안’을 28일 발표했다.

한국형 그랑제콜 탄생한다

학·석사 통합과정은 그동안 학문 기초이론과 학술연구 등을 주로 하는 일반대학원에만 허용돼 왔다. 교육부는 이를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대학원에도 허용키로 했다. 프랑스의 그랑제콜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그랑제콜은 정치·행정·경영·공학 등 특화된 분야에서 소수 정예만 입학시켜 교육하는 실무중심 고등교육제도다. 준비학교 2년과 그랑제콜 3년 과정을 거쳐 전문직 엘리트를 배출한다.

한국형 그랑제콜은 두 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심화교육’ 모델은 비슷한 전공의 학부와 대학원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어문학 전공과 통·번역 전문대학원을 합쳐 대학 1학년 때부터 전문 통·번역사 자격증을 염두에 두고 교육받도록 한다.

‘융복합 인재양성’ 모델은 다양한 전공 분야를 한데 모으는 식이다. 국어국문학과 문화인류학, 컴퓨터 공학, 공연예술 디자인 등을 ‘디지털 콘텐츠 전문대학원’과 연계하는 것이다.

현재 전문대학원은 201개다. 국제, 경영, 복지, 행정, 해양 등 인문계열에서 예체능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업인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도 전문대학원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은 별도 법령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번 대학원 제도개선 방안에서 제외됐다. 나머지는 한국형 그랑제콜을 도입할 수 있다.

첫 신입생은 2018학년도부터 가능

대학입시에서 일명 ‘그랑제콜 전형’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학부 정원과 대학원 정원의 일부를 떼어내 별도 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지침인 ‘대학원 설치 세부기준’만 개정하면 제도적 장벽은 사라진다. 당장 올해 대입부터 적용 가능할 수도 있지만 오는 9월부터 수시모집이 시작되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육부는 일러야 2018학년도부터 이런 전형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학원 정원 규제는 완화된다. 종전에는 학부생 1.5∼2명을 줄여야 석사과정 1명을 늘릴 수 있었다. 이를 1대 1 비율로 낮추기로 했다. 박사과정은 증원이 막혀 있었지만 석사과정 2명을 줄이면 박사과정 1명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에서 상위권 평가를 받은 곳에 한정된다.

또한 교육부는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제’ 평가를 통과한 대학원에 한해 정원 외 외국인 유학생을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전문대학원은 전일제 주간과정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주간·야간·주말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