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상승일로의 전세가격에 제동이 걸렸다. 가격이 급등한 일부 단지의 경우 연초 대비 수천만원씩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전세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세가 하락이 추세로 굳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거래된 서울 송파구 리센츠(전용 84.99㎡) 전세가는 7억원에서 8억3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에 비해 올해 1월 거래된 같은 면적 전세가는 8억원에서 8억7000만원까지 모두 8억원을 넘겼다. 거래 건수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인근에 있는 대단지인 잠실엘스 역시 리센츠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연초 대비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전국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처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178개 지역 중 전세가격 상승 지역은 1월 144개에서 6월 125개로 줄었고, 하락 지역은 21개에서 51개로 늘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난 18일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년 대비 2.19% 하락하는 등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그간 전국적으로 급격히 올랐던 전세가격이 안정기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전국적인 전세가격 하락이나 역전세난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상반기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세 물량 자체가 줄고 있고, 그간 전세가격이 급등해 역전세난을 우려할 정도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리센츠의 경우 2014년 7월 실거래 전세가격이 6억5000만원 안팎으로 지금 가격과도 여전히 차이가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이나 강남 지역의 경우 올해 수급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가격이 약화됐지만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미친 전세가 ‘주춤’
입력 2016-07-27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