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삼성 독점 중소형 OLED 시장에 도전장

입력 2016-07-27 18:16
LG디스플레이가 2조원가량을 투자해 중소형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규모를 확대한다.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 신제품에 OLED 패널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 P9 공장에 6세대(1500×1850㎜) 플라스틱 OLED(POLED)를 월 1만5000장 규모로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투자규모는 1조9900억원에 달한다. ‘플렉시블 OLED’로도 불리는 POLED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다. 사각형과 원형은 물론 다양한 3차원 디자인이 가능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와 대형 OLED를 생산하는 P9 공장에 POLED를 생산하는 라인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경기도 파주에 이미 월 1만4000장 생산규모의 POLED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포함해 향후 월 3만장의 6세대 POLED 생산 규모를 구축하게 된다.

현재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점유율 97.7%를 차지하며 독주체제다. 그간 중소형 패널의 경우 LCD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 왔던 LG디스플레이가 여기에 도전하게 되는 셈이다.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IHS는 POLED 시장이 올해 약 5900만대에서 2020년 약 4억160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뿐 아니라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다퉈 OLED 패널 사용을 선언하면서 중소형 OLED 패널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OLED 투자 발표와 함께 2분기 실적도 공개했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 감소한 5조85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1% 급감한 444억원에 머물렀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LCD 생산 확대와 지속적인 패널가격 하락 탓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다만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1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대형과 UHD, IPS 인터치(in-TOUCH)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OLED 시장과 고객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고객사의 구매가 늘어나고, 패널 가격의 안정적인 흐름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