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 모두가 알고 사랑한 할아버지 신부님”

입력 2016-07-27 18:09 수정 2016-07-27 21:38

프랑스 북부 한 성당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당한 자크 아멜(86·사진) 신부는 배려심이 깊고 지역 주민들의 존경을 받아 온 고령의 사제였다고 라디오 방송사 RTL 등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희생에 지역 주민과 교구민, 종교를 초월해 만났던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1930년 사건 발생 지역인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난 그는 28살 때 사제 서품을 받았고 생테티엔에서 30년 넘게 지내면서 대부분 시간을 북서부 지역 성당에서 보냈다. 75세 때 은퇴한 후 교구에 요청해 10여년간 보조 신부로 일하면서 주임 사제가 바쁠 때 업무를 대행했고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를 이어왔다고 한다. 이날도 모안다 푸아티 신부가 성당을 비워 오전 미사를 집전하다가 테러범들에게 살해됐다.

푸아티 신부는 일간 르피가로에 “용기 있는 분이셨다. 은퇴할 권한이 생긴 후에도 여전히 건강하다며 교구민을 위해 봉사하길 원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벨 신부는 지난달 교구민에게 보낸 성당 뉴스레터를 통해 “친구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혼자 있는 이들을 살피라”고 조언했고 “누가 됐든지 다른 이들을 배려하라”고 강조했다.

성당 인근에 살던 주민은 “아벨 신부는 35년간 이곳에 계셔서 지역 주민 모두가 알고 있었다”면서 “칭송받는 분이셨다”고 전했다. 지역 내 ‘종교 간 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던 모하메드 카라빌라 노르망디 무슬림 신앙위원회 대표도 아멜 신부에 대해 “자신의 이상과 종교에 헌신한 평화의 사람”이라며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가족과 가톨릭 교구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