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에서 사과 농사 2만여㎡를 짓는 김씨는 지난해 6월 극심한 우박과 가뭄 등으로 사과 수확을 거의 포기해야 했다. 천만다행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 있던 김씨는 2억원 가까운 보험금을 받았다. 김씨가 그동안 냈던 보험료의 104배에 달하는 돈이었다.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태풍이나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상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의 효과가 재조명받고 있다.
27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2001년 3월 사과와 배 등 2개 품목에 대해 처음 도입된 농작물재해보험은 가입농가 수가 8000가구에서 지난해 12만2000가구로 늘어나는 등 크게 성장했다. 그동안 농업인들이 낸 농작물재해보험료는 4100억원(누적), 자연재해로 인해 실제 지급된 보험금은 1조2500억원에 달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선임연구원이 올 초 내놓은 ‘농업부문 기후변화 적응수단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들은 미가입 농가에 비해 평균 132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26.7%로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들어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품목이 50개로 대폭 늘어난 데다 손해율별 보험료 할증폭을 최대 40%에서 30%로 줄이는 등 제도를 개선한 영향이다. 가뭄으로 인한 미이앙 피해를 보상대상에 추가한 벼 품목의 경우 재해보험 상반기 가입률이 34.6%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9% 포인트 늘었다. 70세 이상 농가와 1㏊ 미만 소규모 농가의 가입면적도 지난해보다 배가량 늘어났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일선 농협창구에서 시설작물, 포도, 복숭아, 마늘, 양파, 인삼, 복숭아, 과수 적과전 종합위험보장상품(배, 단감, 떫은 감)에 대해 보험 가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농가 부담 보험료의 50%(지자체 지원 추가 시 70∼80%)를 정부가 지원하는 만큼 많은 농업인들이 보험 가입으로 재해에 대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땐 132만원 이익 본다
입력 2016-07-27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