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미 역사상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클린턴은 선출이 확정된 뒤 “유리천장(남녀 차별의 보이지 않는 한계)에 가장 큰 균열을 만들어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민주당은 이날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이틀째 전당대회에서 지역별 경선결과를 확인하는 롤콜(roll call) 절차를 거쳐 클린턴을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사회를 맡은 전당대회 사무총장이 앨라배마주부터 지역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호명하자 지역별 대표 대의원은 차례로 일어나 경선 후보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 대의원 수를 각각 보고했다. 클린턴은 각 주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롤콜 시작 1시간15분 만에 역사적인 승리를 확정지었다. 클린턴의 누적 지지 대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순서에서 과반인 2383명을 넘기며 승리가 확정됐다.
클린턴 선출에 쐐기를 박은 사람은 경선 라이벌 샌더스였다. 버몬트 순서에 마이크를 잡은 샌더스는 “전당대회 절차 규정에 관한 행사를 중단하고 클린턴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샌더스 지역구인 버몬트는 알파벳 순서대로 유타와 버지니아주 사이에 경선결과를 발표하게 돼 있으나, 민주당은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기 위해 순서를 마지막으로 조정했다.
샌더스의 제안으로 사회자는 곧바로 대의원들에게 구두로 찬반 의사를 물은 뒤 클린턴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발표했다. 이로써 클린턴 후보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11월 8일 대선에서 차기 백악관 주인 자리를 놓고 대결하게 됐다.
필라델피아=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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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유리천장에 가장 큰 균열 만들어냈다”
입력 2016-07-27 17:45 수정 2016-07-28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