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총회, 여성 참여 가로막는 ‘유리천장’ 깨지나

입력 2016-07-27 21:17
이영숙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장(왼쪽)이 최근 이홍정 총회 사무총장에게 여성할당제 도입 등이 담긴 청원의 건을 전달하고 있다. 기독공보 제공

여성할당제 도입과 여성목사 안수 허용 등 기독여성들의 목소리가 담긴 안건이 오는 9월 주요 교단 총회에서 채택될지 주목된다. 이들 안건은 총회에 지속적으로 상정돼 왔지만 통과된 교단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회장 이영숙)는 여성할당제 실현을 위한 청원의 건을 총회본부에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합회는 지난 6일 청원의 건과 함께 여성목회자와 장로회신학대, 부산장신대 등 7개 신학대 여신학생들이 서명한 1053장의 서명용지도 함께 제출했다.

연합회 김혜숙 사무총장은 “2016년은 예장통합에서 여성목사 안수를 결의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그러나 아직도 여교역자들이 개교회와 노회, 총회에서 남성 목회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사역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단 내에는 담임목사로 여성을 초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성 목회자를 상담과 교육 등 특정 분야에서만 사역하도록 한정하려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안건에는 여성총대를 비롯해 총회산하 위원회, 노회 등에서 여성위원 30% 의무화, 여성장로 30% 선출 의무화 등이 포함돼 있다. 7개 신학교 여신학생들의 요청 사항에는 ‘여성관련 과목 개설 의무화’ ‘각 신학교의 여교수 비율 증대’ ‘각 교회의 여성 전임사역자 30% 의무화’ 등도 담겼다.

김 사무총장은 “청원의 건을 낸 것은 양성이 평등한,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젊은 세대의 교회 이탈을 막고 전도의 문을 넓혀 교단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소수지만 남학생들도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지난 18∼19일 열린 총회 임원회에서 산하 여성위원회(위원장 김예식 목사)에 이 안건을 검토한 뒤 총회 때 보고하도록 했다. 김예식 위원장은 “이전엔 여성할당제 등 여성 관련 안건이 산발적으로 총회에 올라왔는데 이번엔 총회가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한 의견으로 통합해 보고하도록 했다”며 “전체 총대들의 분위기는 여성할당제에 부정적이지만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성도의 60% 이상이 여성인 한국교회가 많은 여성의 의견을 수렴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잘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교단의 경우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지난해 ‘여성총대 15% 비율 의무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몇 년 전 가장 먼저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0명 이상인 노회는 여장로와 여목사 각각 1명을 총대로 파송한다는 안을 통과시켰다.

여성목사 안수의 경우 예장통합과 기감, 기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이 허용하고 있다.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던 예장백석과 불허하던 예장대신이 통합해 새로 출범한 예장대신에서도 지난해부터 여성목사 안수가 교단 전체로 허용됐다. 예장합동과 합신, 고신 등은 아직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