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힐러리는 내가 만난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

입력 2016-07-27 17:40 수정 2016-07-28 00:32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아내의 삶을 소개하는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26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에게 “11월에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는 역사를 만들자”고 호소하고 있다.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 마련된 민주당 전당대회장.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스크린으로 무대에 나타났다. 뉴욕에 머물고 있던 클린턴 후보를 연결한 영상이었다. 전당대회 이틀째 일정이 끝나기 직전이었다. 대의원들은 클린턴의 모습과 음성이 들리자 깜짝 놀라며 환호했다.

클린턴 후보는 첫 여성 대선 후보의 등장을 남녀 차별의 보이지 않는 한계를 상징하는 유리천장에 가장 큰 균열을 낸 것으로 비유했다.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유리천장은 완전히 부서진다는 뜻을 함축했다.

클린턴 후보는 8년 전인 2008년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배한 직후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지만 여러분 덕분에 유리천장에 1800만개(경선 득표수)의 균열이 갔다”고 말했었다.

클린턴 후보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밝힌 뒤 “지금 이 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고 이 순간을 지켜보는 어린 소녀가 있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며 “아마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은 내가 되겠지만, 다음 차례는 바로 여러분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자신의 왼쪽에 서 있는 어린 소녀의 어깨를 한 손으로 살짝 감싼 채 메시지를 전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를 위한 지지 연설에 나섰다. “1971년 봄, 한 여성을 만났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빌 클린턴은 예일대 법대 정치학 수업에서 금발에 커다란 안경을 쓰고 화장기라곤 없는 얼굴의 아내를 처음보고 무언가 힘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는 대학시절부터 어린이와 소수 인종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나에게 사회봉사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도록 했다”며 “힐러리는 내가 살면서 만난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변화를 만드는 사람)이며 그녀는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은 “11월에 다시 한번 역사를 만들자”며 “힐러리는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녀는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같은 독재자에 끌리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올브라이트는 “아마도 푸틴은 지금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푸틴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올브라이트는 전당대회 직전 불거진 이메일 해킹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필라델피아=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