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분기 연속 실적 하락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데다 중국시장에서 하향세가 가파르다. 애플은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해 언급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애플은 올해 2분기 매출 424억 달러, 순이익 7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 순이익은 27% 떨어졌다. 애플이 2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떨어진 건 2002년 이후 14년 만이다.
2분기도 중국시장 부진이 애플에 가장 큰 타격이 됐다. 애플은 2분기 중국에서 88억4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한 수치다. 애플이 대륙별로 집계하는 매출에서 가장 감소 폭이 크다. 특히 최근 유엔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 중국에서는 미국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애플로서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애플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은 2분기 4040만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5% 줄었다. 아이패드, 맥도 지난해보다 각각 9%와 11% 판매가 감소하면서 애플이 판매하는 대표 상품이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은 AR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AR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 고를 언급하며 “AR이 정말 훌륭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AR이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와 상관없이 거대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걸 투자자와 시장에 알리고 있지만 당장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갤럭시S7으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사상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2분기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3.82%이고 삼성전자는 16.20%다. 두 회사의 격차는 7.62% 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일 갤럭시 노트7을 공개하며 상반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화웨이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25% 늘어난 6056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9월 공개될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용 등 큰 변화는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는 소폭의 개선만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새로운 아이폰의 이름이 아이폰7이 아닌 아이폰6se로 명명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큰 변화 없는 아이폰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해 아이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위기다.
김준엽 기자
2분기 연속 역성장 애플… AR이 대안 될까
입력 2016-07-2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