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간 는다며 어린이집도 직장맘 기피”… 김종인 대표 만난 직장맘, 고충 토로

입력 2016-07-27 18:00
“어린이집에서도 엄마가 직장 다니는지 물어봐요. ‘직장맘’(회사원 엄마) 자녀는 보육시간이 늘어나니까 싫어하거든요.”

이 시대 직장맘은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간담회에선 직장맘의 고충이 쏟아졌다.

한 시중은행 행원은 “직장맘 아이들은 오후 7시는 돼야 데려가니까 동일한 지원금 받는 어린이집 입장에선 굳이 직장맘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자리 없다고 하거나 좀 일찍 ‘픽업’ 가능하다고 해야 입소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경우 픽업은 친정엄마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은행은 사정이 낫다. 한 병원 간호사는 “아이를 오후 7시30분까지 봐주는 게 맞춤형 보육이라 하지만 그렇게 허가받아도 실제로는 오후 4시 이후 아이 데려가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맞춤형 보육을 신청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던 김 대표가 머쓱해진 순간이다.

국공립 유치원 ‘품귀’ 현상도 성토 대상이다. 한 직장맘은 “국공립 유치원은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낸다”며 “임신하자마자 대기신청해도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직장 어린이집이 보편화됐으면 좋겠다. 중소기업 현실은 더욱 힘들다”고 했고, 다른 은행원은 “하루하루 사는 게 급급해 직장맘이 생기는데 정부의 주거비·생활안정 대책은 다 흐지부지 되는 것 같다”며 원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