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럽 교회에서 성직자와 신도를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렀다. 그동안 IS가 리비아에서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 신자 수십명을 참수하는 등 기독교를 겨냥한 테러를 벌였지만 분쟁지역에 국한됐었다. 그러나 이번엔 프랑스 북부의 한적한 시골마을 성당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기독교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26일 오전(현지시간) 흉기를 든 테러범 2명이 프랑스 북부 센마리팀의 생테티엔 뒤 루브래 지역 성당에 난입해 미사 중인 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 등 5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들은 흉기를 휘두르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이슬람 신앙고백을 외쳤다고 한다. 86세 성직자가 참혹하게 살해됐고 신도 1명도 크게 다쳤다. 테러범들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테러범들은 아랍어로 “기독교인들이 우리를 없애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테러 행위를 성전으로 미화해 이슬람 교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속셈으로 읽힌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IS가 종교시설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적은 있지만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군사적으로 수세에 몰리자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근래 들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타깃 테러를 벌여 왔는데 여기에 기독교계와의 종교전쟁을 유발할 의도로 교회와 성직자를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서방을 비롯한 반(反)IS 진영이 IS를 서둘러 소탕해야 할 이유가 더 명확해졌다. 테러가 종교 간 갈등으로 비화될 경우 폐해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국제테러 감시단체 시테(SITE)에 따르면 IS가 다음 테러 목표로 영국 런던과 미국 워싱턴DC를 지목했다. 더 이상 테러가 확산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온 힘을 모을 때다.
[사설] 프랑스 성직자 잔혹하게 살해한 IS를 규탄한다
입력 2016-07-27 18:12 수정 2016-07-28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