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서예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붓글씨로 말씀을 써 보면 하나님 뜻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거든요. 어느 순간 성경을 자연스럽게 암송할 수도 있게 되고 마음도 온화해지죠.”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한국기독교서예협회 회장 홍덕선(70·사진·서울 목동중앙교회) 장로는 서예의 매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예를 통해 가슴에 말씀을 새기면 세상에 나가서도 언제나 말씀을 되새기게 된다. 말씀에 따라 행동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기독 서예가 60여명이 모여 2007년 4월 발족한 단체다. 이들은 2007년부터 매년 협회전을 개최하고, 2009년부터는 기독 서예가 발굴을 위한 공모전도 연다. 올해 역시 공모를 진행해 지난 4일 입상자 94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다음 달 4∼10일 서울 종로구 백악미술관에서 공모전 수상작을 공개하는 ‘제8회 대한민국 기독교 서예전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홍 장로는 단체 설립 때부터 회장을 맡아 협회를 이끌고 있다. 충남 아산 출신인 그는 여섯 살 때 처음 붓을 잡았고, 우리나라 대표적 서예가였던 김기승(1909∼2000)에게서 사사했다. 동아미술제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서 입선했고, 한국기독교미술상과 기독교문화대상을 받았다.
“그동안 붓글씨를 쓸 때는 성경 말씀을 주로 썼어요. 교회 장로라는 사람이 ‘세상의 말’을 쓰는 건 좀 잘못된 거 같았거든요(웃음). 지금까지 개인전은 26회 열었는데, 우리나라 서예가 중 이만큼 개인전을 많이 연 사람도 드물 겁니다. 30회 넘게 개인전을 여는 게 제 소망 중 하나입니다.”
홍 장로는 “협회 재정이 열악한 데도 10년째 단체를 운영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라며 미소를 지었다. “회원들이 자기 주머니 털어서 공모전을 열고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기독 서예가 작품도 사주고 전시회도 찾아주면 저희에겐 큰 힘이 될 거예요.”
글·사진=박지훈 기자
홍덕선 회장 “붓글씨로 말씀 써보면 하나님 뜻 더 잘 이해”
입력 2016-07-2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