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표심 잡아야 당권 잡는다”… 주자들 ‘구애’ 총력

입력 2016-07-27 04:00
새누리당 8·9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체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출마설에 판이 흔들릴 정도로 당권 주자들의 저변도 취약하다. 판세 역시 오리무중(五里霧中)인 가운데 원외위원장과 책임당원들의 표심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13총선 참패로 새누리당은 253개 지역구 중 141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보다 원외 당협위원장 수가 많다. 현역 의원이 129명(비례대표 포함), 사고당협 6곳을 제외한 원외위원장이 135명이다. 당 관계자는 26일 “현역 의원의 경우 친박(친박근혜)계가 60% 이상으로 다수지만 원외위원장은 비박(비박근혜)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수도권 원외위원장 상당수가 낙선 이유로 공천 파동과 ‘진박 마케팅’을 꼽는 등 친박 심판 기류가 강하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원외위원장들은 전대 후 당협위원장 교체 등 당 조직 정비 작업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당권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누가 당권을 쥐느냐에 따라 생사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로 원외 표심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외위원장들의 영향력도 커졌다. 새누리당 최초로 강동호 중랑을 당협위원장이 현역의원이 아닌 원외 서울시당위원장으로 사실상 확정되기도 했다. 서울의 경우 49개 선거구 중 37곳이 원외위원장이다.

이런 이유로 원외위원장을 향한 당권주자들의 구애성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원외위원장도 국회의원과 평등하게 후원금을 걷을 수 있도록 하자는 공약을 내놨고, 또 다른 비박 후보인 정병국 의원은 “지구당을 부활시켜 원외위원장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과 한선교 의원은 각각 ‘주요 당직에 원외위원장 발탁’, ‘원외당협위원장 회의 정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원외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한 ‘섀도 캐비닛’을 구성해 대선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년 중 6개월 이상(전대일 기준)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들의 표심도 주목거리다. 공천 경선에 대비해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책임당원을 늘렸고, 이들 중 상당수가 아직 탈당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대 선거캠프 관계자는 “공천 경선에서 탈락했거나 아예 경선 참여조차 못하고 컷오프된 후보들이 모은 책임당원들의 경우 지역구 현역 의원과 반대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 전 지사의 출마설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 관측을 부인했다. 김 수석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어 오기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모양이 좋지 않다’며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