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쇼크 울산, 실업급여 신청 36% 늘어 전국 최고

입력 2016-07-27 00:24



전국에서 근로자 월급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앞으로 이런 위상이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울산이 올 들어 지난 2분기에 구직급여 신청자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에서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고용 여건이 가장 나쁜 도시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울산 근로자 월급 423만원

26일 고용노동부가 펴낸 ‘2016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울산이 42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가장 높은 곳도 울산(5888만원)이었다. 울산은 근로시간도 월간 195.1시간으로 다른 지역보다 길었다. 울산 근로자의 소득이 높은 것은 이곳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자동차·조선·정유 관련 대규모 사업장이 많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비율이 46.9%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총생산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울산(55.9%)이었다. 울산에 이어 근로자 월급이 높은 곳은 금융사와 대기업 본사가 많은 서울(370만8000원)이었다. 전남은 338만1000원으로 3위였다. 근로자 월급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245만5000원)였고, 대구(267만8000원) 강원(288만4000원) 순이었다.

지역의 종합경제지표인 GRDP는 서울과 경기 지역이 전국의 44.2%를 차지했다. 전국의 총 사업체(2014년 기준 381만개) 가운데 42.6%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은 전체 산업 중 도소매업, 금융업, 사업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이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울산, 구직급여 신청자 36.1% 늘어

울산은 전국에서 월급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고용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자가 늘고 있다.

고용부가 같은 날 발표한 올 2분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 동향을 보면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의 구직급여 신청자는 지난해 2분기보다 1856명 늘어 증가율(36.1%)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한 경우 생활 안정과 구직활동을 위해 받을 수 있는 급여다. 구직급여 신청자 추이를 보면 그 지역의 실업자 추이도 추정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경남도 구직급여 신청자가 1397명(9.5%)이나 늘었다. 특히 울산·경남 지역의 구직급여 신청자를 산업별로 보면 조선업이 속한 제조업 부문에서 각각 1465명(79.8%), 1311명(30.8%)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국의 구직급여 신청자를 산업별로 나눠 보면 제조업에 종사했던 신청자가 3345명(7.2%)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가운데에서도 조선업이 속한 기타운송장비업 출신 신청자는 143.0% 폭증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