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가 보인 사드 반응, 쇼맨십 측면 다소 있다”

입력 2016-07-26 17:58 수정 2016-07-26 21:52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24일 처음 가진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보인 다소 격앙된 반응과 태도에 대해 ‘쇼맨십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고위 당국자는 26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의 대북 공조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대해 “북·중 관계도, 한·중 관계도 긴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왕 부장이 이례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예상했던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쇼맨십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측면도 보이더라”고 언급했다.

홍 장관은 간담회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하고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현 대북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어 “위협은 ‘의지’와 ‘능력’으로 판단하는데 북한은 우리에 대해서는 의지도 보여주고 능력도 갖추고 있다”면서 “근본적 위협 제거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제재와 압박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 정찰총국을 비롯한 대남 공작기관들이 우리 국민을 겨냥한 복수의 테러 실행조를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과 자신이 미국의 인권제재 리스트에 등재된 일 등에 격노해 ‘백배천배의 보복’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각 공작기관들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테러 계획에 대한 검토와 함께 이들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선남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의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위해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신변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중국 및 동남아지역 주재 재외공관에 공관 비상망 연락 등을 통한 신변안전 특별 유의 당부, 북한인 접촉 자제 계도, 주재국 치안당국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유지 등 우리 국민 신변안전 강화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넷째 부인 김옥(52)이 숙청됐다는 주장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제기됐다. RFA는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씨가 김정은 집권 이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으며 남동생인 김균의 오만한 행동거지가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