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가 폭탄 테러로 한쪽 다리를 잃은 애드리언 헤이슬릿(36)이 해발 5790m의 고산 등반에 성공했다. 헤이슬릿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남미 에콰도르의 카얌베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만년설이 있었지만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고산 등반은 헤이슬릿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에 포함돼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프로 볼륨댄서였던 헤이슬릿은 폭탄 테러 뒤부터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다닌다.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한 덕에 댄스도 다시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보스턴마라톤대회에 다시 참가해 완주했다. 등반은 전 세계 수족절단 환자에게 의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레인지 오브 모션 프로젝트’ 팀과 함께했다. 모금운동을 돕기 위해서다.
그는 정상에 오른 뒤 “의족을 하고 정상에 오르는 일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테러 사건 이후 가장 큰 희열을 느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의족에 의지해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과 고산등반 중 어떤 게 더 힘들까. 헤이슬릿은 “미끄러움 때문에 고산등반이 몇 배는 더 힘들다”고 소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보스턴마라톤서 다리 잃은 생존자, 고산등반 성공
입력 2016-07-26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