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첫날 채택한 정강에서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등과 함께 북한을 미국이 직면한 ‘세계적 위협(global threats)’으로 명시했다. 이어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했다. 또한 민주당은 북한이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폭을 좁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 선출 당시는 물론 4년 전 오바마 대통령 재출마가 결정된 때와 비교해도 북한에 대한 대응 수위가 크게 높아졌다. 중국에 대한 시각도 판이하게 바뀌었다. 4년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도 중국과 협력의 기회를 추구할 것”이라며 파트너로서의 중국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번 정강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중동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주요 분쟁지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할 것이라는 워싱턴 관측통들의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사무소장은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판이한,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우리 외교의 최우선 목표가 대북 제재에 집중된 시점에 이러한 사태 발전은 다행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동북아는 신냉전의 징후가 농후하다. 미국 차기 정권이 지금보다 더욱 강경한 대북 태도를 취할 경우 문제가 더 악화할 소지도 있다. 세계 최대 정치 리스크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북한 보고서에서 2∼3년 내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중대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동맹의 가치까지 부인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비교할 수 없지만 클린턴 후보의 매파적 성향이 내포한 위험도 숙고할 필요가 있다.
[사설] 더 강한 대북 압박 시사한 美 민주당
입력 2016-07-26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