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난민 자폭테러… 독일 패닉

입력 2016-07-26 05:14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겐 도심에서 24일(현지시간) 흉기를 휘둘러 여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출신의 21세 남성으로 여성과 말다툼을 벌이다 살해했다. 륥륺

난민 출신에 의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독일 사회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18일(현지시간) 열차 내 ‘도끼 테러’, 22일 뮌헨 총기난사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24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난민 출신자가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키자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테러가 잇따르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정책도 코너에 몰리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오후 10시쯤 27세 시리아 난민이 남부 바이에른주 안스바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15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숨졌다.

요아킴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범인의 휴대전화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발견됐다”면서 “명백한 테러 공격”이라고 밝혔다. 아랍어로 된 비디오에는 “독일에 복수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범인의 집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이념운동인 살라피스트(Salafist) 관련 서적도 발견됐다.

IS 연계 매체인 아마크뉴스는 “IS 전사가 독일 테러를 수행했으며 독일이 미국 주도의 IS와의 전쟁에 참여했기에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직전 근처에서 열린 야외 음악페스티벌에 입장하려다 거절당하자 행사장 밖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페스티벌에는 2500명이 모여 있었다.

범인은 2년 전 독일에 왔으나 지난해 생활비 지원 혜택이 주어지는 공식 난민자격 취득은 거절됐다. 그는 시리아로 송환되기 위해 조만간 중간 기착지인 불가리아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그는 난민수용소에 있을 때 자살 시도를 했고, 정신병 치료 경험도 있었다.

같은 날 오후 4시30분쯤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겐에서는 21세 시리아 출신 난민이 길에서 흉기를 휘둘러 임신부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 난민은 숨진 여성과 전에 함께 일을 했으며 범행 직전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에른주 뮌헨에서는 지난 22일 이란 출신 난민 부모를 둔 18세 청년이 총을 쏴 9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그 나흘 전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17세 난민 청년이 열차에서 도끼를 휘둘러 4명이 부상했다.

독일에는 지난해 100만명의 난민이 왔으며 지금도 계속 난민 자격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한 번 신청했다가 거절되면 다시 신청할 수 있지만 시간이 몇 개월 이상 걸려 난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 특히 가족을 동반하면 난민으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젊은층의 ‘나 홀로 난민’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어서 자주 거절된다.

하지만 이들 젊은층 역시 독일까지 오기 위해 지중해 뱃삯을 비롯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목숨을 걸고 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들이 난민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좌절해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최근 일련의 테러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잇따른 테러에 독일 정부는 테러 가능성이 있는 난민 59명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