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삼성동 글로벌비지스니센터(GBC) 건립과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계획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송파구 간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강남구는 동남권(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변경) 고시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최근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송파구는 탄천나들목 폐쇄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서울 강남구는 서울행정법원의 이달 초 1심 각하 판결에 불복해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옛 한전부지에 짓는 현대차 GBC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 사용처를 놓고 서울시와의 법정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강남구는 항소 이유에 대해 “서울시가 종합무역센타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종합운동장까지 확대하기 위해 구청의 사전 협의권을 박탈한 데다 토지주(기재부)와의 협의와 재원조달 방안 강구 마련,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하지 않는 등 위법행위와 졸속 행정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현대차 공공기여금을 활용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스포츠·공연·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전시·컨벤션산업 거점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강남구는 공공기여금을 강남구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남구는 앞서 구민 48명과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지구단위계획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지난 1일 “해당 고시는 반사적 이익에 영향이 발생할 뿐 개별·직접·구체적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 적격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송파구는 이날 오전 10시 송파구 탄천주차장에서 주민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천나들목 폐쇄’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구청 측은 “탄천나들목 램프 4개 중 2개를 폐쇄하면 송파구 일대는 교통 대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폐쇄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을 위해 탄천나들목을 완전 폐쇄하려던 서울시가 송파구의 입장을 일부 수용해 램프 부분 폐쇄로 물러났지만 송파구는 일부 폐쇄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은 “강남구가 제기한 소송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계획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탄천나들목 폐쇄 문제는 안전상의 이유도 있어 추후 세부 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송파구, 지역주민 등의 이해를 구하고 계속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시 ‘동남권개발’ 발목잡는 강남·송파구
입력 2016-07-25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