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2경기 승부조작, 300만원 받았다”

입력 2016-07-25 18:13

승부조작 사실을 자진 신고한 프로야구 KIA의 좌완 투수 유창식(24·사진)이 25일 경찰에 자진 출석, 2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유창식은 이날 6시간여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구단과 팬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양심에 찔리고 (수사 압박에) 두려워 자진 신고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승부조작 가담 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을 통해 제안을 받았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머리를 숙였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출두한 유창식을 상대로 자진 신고 내용의 진위 여부와 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유창식이 구단 측에 자진 신고했던 2014년 4월 1일 삼성과의 경기 외에 같은 달 19일 LG전에서도 똑같이 1회에 상대 타자 조시벨을 고의 사구로 진루시키고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창식은 두 경기에서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 등 브로커로부터 모두 3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500만원보다 200만원이 적다.

경찰은 또 브로커로 전직 야구선수 A씨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4∼5년 전 은퇴한 것으로 전해진 A씨로부터 승부조작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불법 스포츠 도박에 참여한 혐의로 3명에 대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제2의 류현진’으로 불렸던 유창식은 23일 구단 관계자와 면담 과정에서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구단은 이를 KBO에 통보했다. 유창식은 영구 실격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승부조작 자진 신고를 독려한 KBO의 방침에 따라 자수한 첫 선수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