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멘 김무성, 독도 간 문재인, 책읽는 안철수

입력 2016-07-26 00:52

여야 대권 잠룡들은 이번 여름에도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민생 행보’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다음 달 배낭을 메고 전국 곳곳을 다니며 민심을 살필 예정이다. 4·13총선 참패 후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던 김 전 대표가 지난 14일 당대표 선출 2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25일 “동행하는 의원 없이 김 전 대표가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어보겠다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음 달 말에는 중국 옌볜대에서 열리는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백두산을 둘러보는 일정도 잡았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표는 27∼30일 부산 해운대에서 두 딸 부부와 손자 등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유 있게 휴가를 갈 형편이 못 된다”고 했다. 27일 자신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 종로에서 당권 주자들이 당원들을 상대로 각자 소견을 밝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 전 시장은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썼는데 곧 출간된다. ‘왜 지금 공존인가’라는 책 등을 추가로 낼 것”이라며 ‘집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은 유승민 의원은 서울과 대구 지역구를 오가는 평소 일정 외 별도의 휴가 계획을 잡지 않았다고 한다.

야권 인사들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4일부터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광복절을 앞두고 우리의 영토 주권을 확고히 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에는 세월호 수색 작업 후유증을 앓다가 숨진 김관홍 잠수사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과 관련해 최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전·현직 의원, 변호인 등과 만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지난달 대표직에서 물러난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독서 모드’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짚은 조정래의 장편소설 ‘풀꽃도 꽃이다’ 등을 정독하며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평소 안 전 대표가 주장해온 교육혁명과 관련이 있는 책을 골랐다는 게 안 전 대표 측 설명이다. 안 전 대표는 최근 경영인과 창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각각 강연을 하기도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