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보인 ‘외교적 무례’가 도마에 올랐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불쾌감과 배치 철회에 대한 압박 의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당초 비공개 방안이 검토됐던 회담 모두발언이 중국 언론에 공개된 것도 중국 측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이 참석하는 회담 모두에 통상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외교적 언사가 오가는 관례 또한 이례적으로 무시됐다.
왕 부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는 도중에도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괴기도 했다. 불편한 심기를 행동으로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양국은 회담에서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고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중국의 외교 수장이 보여준 무례에 가까운 외교적 압박에 비춰볼 때 사드를 계기로 벌어진 양국 간 ‘골’을 메우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25일 현안브리핑에서 “왕 부장이 공개석상인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손사래까지 치며 상호신뢰훼손을 거론하는 등 외교적 무례함을 보였다”며 “한·중 상호신뢰 속에서 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더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윤 장관 발언 중 턱 괴고 손사래… 왕이, 의도적 ‘외교 무례’?
입력 2016-07-25 18:02 수정 2016-07-25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