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받은 사랑, 이젠 국민에게 돌려줄 것”

입력 2016-07-26 00:24
양정모씨(가운데)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행사를 다짐하며 40주년기념사업준비위 김동욱 위원장(오른쪽), 양영희 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제공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시상대에 선 양정모 선수.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제공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전하며 여생을 살아가겠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 양정모(63)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다짐했다. 이를 위해 금메달 획득 4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76년 8월 1일 열린 제21회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62㎏급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몽골의 스포츠영웅 오이도프(67·몽골국립체육대 교수)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금메달은 온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후 한국 스포츠도 올림픽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양정모 몬트리올올림픽 금메달 4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위원장 김동욱·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고문)는 다음 달 1일 부산 동광동 40계단 앞에서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6·25전쟁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40계단이 있는 이곳은 양씨가 태어나 자란 집 앞이다. 양씨는 이곳에서 남일초등학교와 덕원중, 건국고, 동아대(체육학과)를 다녔다. 이번 행사는 양씨의 사회공헌을 위한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준비위는 시민과 스포츠·예술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난타와 태극무 등 축하공연과 서예퍼포먼스, 레슬링 경기 전각작품전 등 기념행사를 갖는다.

김동욱 위원장은 “40년 전 양씨가 국민들에게 심어준 희망을 기억하며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로 구성된 준비위원 40명은 40계단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40년 전 금메달 획득 당시의 영광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축하행사도 갖는다.

모교인 건국고에서는 그의 업적과 활동을 소개하는 동판 제막식이 열린다. 후배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고 남을 배려하는 봉사정신과 애교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양정모 거리’ 선포식을 앞두고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은 “중구 출신의 양정모씨가 자랑스럽다”며 “그의 생가터 복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 후 그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능기부단체 ㈔희망나무 커뮤니티를 통해 소아암 어린이 돕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돕기, 스포츠계 후배 돕기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선다. 사회공헌활동에는 변호사와 음악·미술가, 체육계 인사 등이 동참한다.

양씨는 “그동안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이제 그 사랑을 스포츠계 후배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주면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