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감성 시인 이정하(54·사진)씨가 긴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12년 만에 신작 시집 ‘다시 사랑이 온다’(문이당·표지)를 펴냈다.
2005년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후 작가는 여러 사정이 겹치며 시를 놓아야 했다. 그를 다시 불러낸 건 SNS 문화다. 최근 젊은층에서 유행인 필사본과 캘리그래피를 통해 그의 시가 ‘시 바이러스’처럼 확산됐다.
시집은 신간이지만, 수록된 시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이미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 많이 소개됐다. 시인이 일부 시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발표하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댓글 하나하나에 답신을 보내며 소통을 이어갔다. 시집 첫머리를 장식한 ‘이 모든 것들을 합치면’ 같은 시가 인스타그램에 발표된 대표적인 시다.
“안녕/ 미안해/ 걱정 마/ 잘될 거야/ 당신에게 건네는/ 이 모든 말을 합치면/ 사랑한다는 말이 되었다”(‘이 모든 것들을 합치면’의 일부)
시집을 넘기다보면 정성어린 캘리그래피들도 눈에 띈다. 아마추어의 작품에서 프로 캘리그래퍼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10여편 모두 독자들이 써서 시인의 신작 시집에 마음을 보탠 것이다. 시인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시를 떠나 있었지만 늘 생각하고 있었다”며 “SNS에 시를 발표하면서 젊은층과 교감하는 것이 좋았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시를 좋아하는지 느끼면서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인스타그램을 타고 돌아온 감성 시인 이정하
입력 2016-07-25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