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급 수배자로 지명된 부패관료가 해외도피 10여년 만에 귀국한다. 향수병 때문이다.
영문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앙정부가 ‘1호 수배자’로 13년째 쫓는 부패사범 양슈주(70·사진) 전 저장성 원저우 부시장이 변호인 블라드 쿠즈민 변호사를 통해 귀국 사실을 알렸다고 25일 전했다.
양 전 시장은 2003년 싱가포르로 도망친 뒤 네덜란드와 캐나다를 거쳐 2014년 미국으로 향했으나 입국 과정에서 위조여권이 발각돼 붙잡혔다. 이후 미국 수용시설에 수감된 양 전 시장은 정치적 망명 절차를 밟는 중이었다.
미 중문일간 세계일보는 양 전 시장이 하루에도 수차례 변호인에게 전화해 언제 귀국할 수 있는지를 물을 정도로 고국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양 전 시장이 공직 시절 받은 뇌물은 2억5000만 위안(약 425억원)에 달해 귀국 뒤 중형을 피할 수 없다.
쿠즈민 변호사는 미 법무부와 정부 변호사들에게 양슈주의 정치적 망명 신청포기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산하기관인 이민심판소의 서류 처리에 1∼4주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양 전 시장의 ‘귀향’은 다음 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향수병에 제발로 귀국하는 中 부패관료
입력 2016-07-25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