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안내견 자리 마련한 분당우리교회] “장애인에 도움된다면 교회가 해야할 일”

입력 2016-07-25 21:08
장귀례 집사(오른쪽)가 최근 경기도 성남 분당우리교회 인근 중학교에서 ‘화목이’와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 분당우리교회 제공

주인이 성경공부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도록 강아지에게 자리를 마련해 준 교회가 있습니다. 처음엔 강아지를 보고 당황하는 교인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반갑게 아는 체를 해주신답니다. 경기도 성남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이야기입니다.

태어난 지 7개월 된 강아지 ‘화목이’는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소속 예비안내견입니다. 안내견 교육을 마치면 시각장애인이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위로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비안내견들은 생후 7주차부터 1년까지 자원봉사자(퍼피워커)들의 집에서 생활하며 실내생활에 필요한 훈련을 받습니다. 분당우리교회 장귀례 집사는 화목이의 퍼피워커입니다.

장 집사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화목이의 사회화 훈련을 시키고 싶어 교회에 문의했습니다. 얼마 전 다른 퍼피워커로부터 “교회는 신성한 곳이라 동물이 들어올 수 없다”며 예비안내견 출입을 제지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내심 걱정이 없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이찬수 목사는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허락해줬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하는 순장반 성경공부에선 이 목사가 직접 교인들에게 “양해해 달라”고 부탁했고, 아예 예배실 뒤쪽 가장자리에 화목이의 자리까지 마련해 줬답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신경 쓰지 말라”며 “오히려 화목이가 신경 쓰이고 힘들까 봐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장 집사는 주일예배 때도 교회 인근 중학교 영상예배실에서 화목이와 예배를 드립니다.

그는 “교회에서 화목이를 만나면 놀라거나 안쓰러워하지 말아달라”며 “그저 대견하게 여기고 따뜻한 마음의 시선을 보내주면, 그것만으로도 화목이는 행복해하며 꼬리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