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일편단심 ‘야성 신앙’

입력 2016-07-25 21:04

인간에겐 오성이 있습니다. 인성 지성 감성 영성 야성입니다. 야성은 들판의 잡초정신, 야인 정신입니다. 원래 기독교 신앙은 야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75세 아브라함이 바벨로니아 문명을 버리고 불모지 가나안 땅으로 과감하게 옮겼던 것은 야성입니다. 모세가 혈혈단신으로 바로 왕과 대결하러 갔던 것, 다윗이 블레셋 거인 골리앗과 맞서 싸우러 나가 것 모두 야성입니다. 성경에는 이런 이야기가 즐비합니다. 예수님도 야성 신앙의 표본입니다. 바울 역시 야성으로 종횡무진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고 간곡하게 외쳤던 신앙의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니 45년 긴 세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 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편단심의 야성신앙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가나안 땅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갈렙은 기득권을 깨끗이 내려놓고 포기합니다. 좋은 땅 평지를 택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힘든 산지를 개척하겠다는 것입니다.

딘스데일 영은 ‘갈렙은 노년에도 청년의 힘과 활력과 낙관적 전망을 가졌다’고 표현했습니다. 강해설교의 대가 알렉산더 멕클라렌은 갈렙을 가리켜 ‘그린 올드 에이지’, 푸른 노인이라고 명예롭게 불렀습니다. 혹시 침체되고 다운되고 번 아웃 상태라면, 갈렙의 영적 야성이 회복되는 은혜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갈렙은 일편단심, 성실하게 살아가는 야성을 보여줬습니다. 본문 8∼9절은 갈렙이 충성했다고 하고, 14절은 그가 온전히 하나님을 따랐다고 하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세 곳 다 ‘wholeheartedly’라고 씁니다. 이 단어는 배가 바다를 항해하면서 파도와 온갖 장애에도 불구하고 정식 항로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고 꿋꿋하게 나갈 때 쓰는 해양 용어입니다.

갈렙처럼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 세상은 오히려 이런 그리스도인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갈렙은 45년 전 열명의 정탐꾼의 회유와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40년간 광야에서 유랑생활을 하면서도 요동치 않았습니다. 여호수아가 대표가 되고, 갈렙은 무대 뒤 가려진 조연으로 살아가면서도 초지일관 성실했습니다. 무대 뒤에 가려진 2인자들의 위대성은 외면의 성공이 아니라 내면의 성실함입니다.

모든 스펙을 갖췄는데도 성공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사람을 들여다보면 성실하지 못해서입니다. 성실과 겸손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성실과 더불어 열정 또한 꼭 필요합니다. 성실과 열정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며 어떠한 일을 할 때에 열정 없이 이뤄진 일은 없습니다.

갈렙은 나이에 따라 살지 않고 비전을 따라 살았기 때문에 초지일관할 수 있었습니다. 야성에 어두운 사람일수록 기득권에 안주하려 하지만 비전을 갖고 사는 사람은 산지를 달라고 합니다. 저 헤브론 산지로 가자고 합니다. 주님은 지금도 갈렙 같은 야성신앙인을 찾고 계십니다. 비전에 따라 역동적인 열정 인생을 사는 것이 21세기 갈렙의 야성신앙입니다. 처음 품었던 순수한 열정과 성실을 일으키십시오. 일편단심 야성신앙으로 이기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조봉희 목사 (서울 지구촌교회)

◇약력=△합동신학대학원, 미국 풀러선교대학원 졸업 △현 교회성장연구소·합동신학대학원 이사, 미션유럽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