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 ‘NO’ 천연제품 ‘OK’… 가습기 살균제 등 유해물질 공포 확산

입력 2016-07-25 18:32
가습기살균제에 이어 실내공기를 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화학제품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화학제품들이 혹시 가족 건강을 해치치 않을까 걱정인 이들은 생활 속에서 쓰는 화학제품을 추방하고 있다.

화학제품을 거부하고 천연제품을 쓰려는 이른바 ‘노케미족(No-chemi)족’들이 최근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은 베이킹소다다.

SK플래닛 11번가 김종용 생활주방팀장은 25일 “가습기살균제 파동 이후 빨래 청소 설거지 등 생활 전 영역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소재로 알려진 베이킹소다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베이킹소다의 11번가 매출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5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110%)이상 늘었다. 11번가에서는 ‘세제 삼총사’라 불리는 베이킹소다(세척 역할), 구연산(섬유린스, 소독 역할), 과탄산소다(산소계표백제 역할) 3개 제품을 묶은 ‘레인보우샵 친환경3종세트’(6900원)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옥션에서는 식품첨가물 등급의 천연 원료로 만든 ‘LG생활건강 한입 베이킹소다’(1.5㎏·6500원/리필2㎏ 2개 8900원)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에서도 베이킹소다가 주원료인 암앤해머 베이킹파우더 등이 세제 코너에서 앞면으로 배치될 만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천연성분을 강조한 제품들도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친환경세제로 알려진 넬리는 값이 비싼데도 최근 2개월간 매출이 그 이전 매출의 2배 이상 뛰었다”고 전했다. ‘100회 쓰는 넬리 소다세제’는 1.5㎏에 2만4900원으로, 기존 베이비 세제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옥션에서는 유기농 버진올리브오일 천연비누(1만5000원), 닥터브로너스 퓨어 캐스틸 솝(950㎖, 2만7900원) 등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모기 등을 죽이는 살충제도 무서워진 소비자들은 대체제품들의 찾아나서고 있다. 11번가에서는 모기 쫓는 식물인 구문초(3개 7800원), 전기모기채(9300원)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아로마테라피·천연화장품 전문회사인 굿어스 아뜰리에 김현주 대표는 “천연향 수제비누와 천연디퓨저 등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면서 특히 천연제습제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습기제거제도 안심하고 쓰기 어렵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대체 제품을 찾아 나선 것.

김 대표는 천연제습제는 물론 모기퇴치제, 탈취제, 방충제 등도 화학성분이 전혀 안 들어간 천연제품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곡물발효 에탄올(70g), 정제수(30g), 레몬 유칼립투스에센셜오일(20방울), 페퍼민트 에센셜오일(20방울), 메이창 에센셜오일(5방울)을 잘 섞어 옷이나 몸에 뿌리면 모기가 달려들지 않는다고 알려 준다. 탈취 및 방충 효과가 뛰어나다. 또 겨울옷들을 보관할 때도 방충제 대신 타임 페퍼민트 등의 에센셜오일을 솜이나 티슈에 한두 방울 뿌려 넣어두면 해충도 막아주고 방향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대표는 “요즘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족들이 늘어나면서 에센셜오일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제대로 골라야 효능을 누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센셜오일은 구입할 때는 아로마테라피 등급의 순수 오일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는 것.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