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당권 도전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정병국 주호영 한선교 김용태 이정현 의원까지 포함하면 컷오프 룰 적용 기준(7명)을 충족한다. 이 경우 전대 직행 티켓이 사라진 만큼 단일화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는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24일 “홍 의원이 출마 결심을 끝냈다. 최종 고민 중이지만 주 초반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은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 대규모 만찬을 계획 중인 27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홍 의원은 최근 서 의원, 최경환 의원 등과 만나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주 정병국 의원과도 회동해 단일화 논의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다만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비박(비박근혜)계 홍문표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권 도전자는 7명으로 늘어난다. 새누리당은 당대표 출마자가 7명 이상일 경우 2명을 컷오프해 최종 후보 5명을 추리기로 했다. 어떻게든 교통정리가 불가피한 셈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최 의원이나 서 의원, 2선으로 물러난 김무성 전 대표 등 조직력을 갖춘 양대 계파 좌장의 막후 지원이 영향을 미칠 여지도 생겼다.
당권 주자들은 연달아 공약을 발표하며 색깔 굳히기에 들어갔다. 비박계인 정병국 김용태 의원은 녹취록 사건을 겨냥한 듯 상향식 공천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당의 공천권 포기와 상향식 공천 법제화를 약속했다. 그는 “(공천 관련) 당헌을 새롭게 만들고, 3분의 2 찬성 없이는 개정할 수 없도록 하겠다”며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명문화해 어떤 세력도 사익을 위해 공천권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내년 대선 전까지 헌법 개정을 이루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개헌을 제안해 달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정당의 꽃은 공천이다. 그런데 이 꽃에서 향기가 아니라 악취가 풍긴다”며 친박 핵심들의 공천 개입 논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 광장에서 국민공천제를 당당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초의원 공천에서 중앙당이 손을 떼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고보조금과 책임당원 당비로 구성되는 당 예산에 대해 감사원 등 공정한 외부 기관의 감사를 추진키로 했다.
이주영 의원은 범친박 표 흡수를 위한 구애를 강화했다. 그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서 나를 범친박이라 하더라”며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건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오늘에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후 박 전 대통령 생가도 찾았다. 당대표 출마 선언 당시 친박계를 성토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정현 의원은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새누리당은 ‘정상영업 중’이라고 써 놓고, 안에 들어가보면 실제는 ‘내부수리 중’ 상태”라며 “국민에게 죄송스러운 일이고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나 ‘교통정리’에 대해서도 “당원의 투표권을 가로막는 일”이라며 “저는 어떤 계파의 후보로 나온 사람이 아니다. 누구든지 나와서 당의 개혁과 비전을 내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홍문종 출마결심… ‘본선티켓 5장’ 놓고 단일화 불가피
입력 2016-07-25 00:15 수정 2016-07-25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