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알뜰폰 데이터 중심 요금제’ 내달 출시

입력 2016-07-24 17:51 수정 2016-07-24 21:04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보다 최대 25% 저렴한 1만원대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가 다음 달 출시된다. 정부가 알뜰폰 업체의 통신망 임대 요금을 낮춰 알뜰폰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알뜰폰 지원 방안이 담긴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핵심은 값싼 ‘데이터 중심 요금제’다. 음성통화는 무제한 제공하되 월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양에 따라 요금 수준이 달라진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최저 월 2만9900원(부가세 별도)부터 시작한다. 미래부는 이보다 25.1% 저렴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알뜰폰을 통해 선보일 방침이다. 월 요금은 1만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알뜰폰 사업자들은 다음 달부터 이와 같은 저렴한 알뜰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 미래부는 알뜰폰의 서비스 원가를 결정하는 망(네트워크) 임대료에서 데이터 상품과 관련된 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알뜰폰 도매대가를 지난해 대비 음성 14.6%, 데이터 18.6%씩 각각 내리기로 했다. 도매대가는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이 망 이용 대가로 알뜰폰 사업자에게 받는 금액이다. 결국 대형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업체가 통신사에 지불할 금액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전파사용료(연간 330억원) 감면 기간도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키로 했다.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을 중계해 팔 때 이통사와 알뜰폰이 수익을 나누는 비율도 조정해 알뜰폰의 몫도 5% 포인트씩 인상했다. 하반기 중에는 알뜰폰 업체들이 TB(테라바이트)·PB(페타바이트) 등 대용량으로 데이터를 구매할 때 추가 할인을 해주는 방안을 이동통신사와 협의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줄어드는 알뜰폰 원가 부담은 연간 최대 5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알뜰폰에 지원을 집중하는 대신 제4이동통신 정책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초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보다 싼값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다만 ‘퍼주기식’ 지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자체가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시장이라 자생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무조건 지원만 늘릴 게 아니고 업체들이 알아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