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서 IS 자폭테러… 최소 80명 숨져

입력 2016-07-24 18:02 수정 2016-07-25 08:27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민들이 24일(현지시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한복판에서 23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폭테러를 벌여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260명이 부상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24일 이라크에서도 자폭테러로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가니스탄 하자라족 수천명은 23일 카불 시내 데 마장 지역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받아 설치되는 전력망 사업에 자신들이 사는 바미안 지역을 포함시켜 달라는 시위를 벌였다. 평화롭던 집회는 IS 대원 3명이 벨트형 폭탄을 터뜨려 자폭하면서 순식간에 테러 현장으로 바뀌었다. IS는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에 자신들의 소행이라 밝혔다.

IS가 카불에서 대규모 테러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한 IS는 지난해 초부터 아프간 동부를 중심으로 시아파를 겨냥한 테러를 벌이면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2001년 이후 테러 가운데 사상자가 가장 많다. 탈레반 세력이 약해진 아프간에서 IS가 무리한 테러를 벌여 주목을 받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아파에 속한 하자라족은 아프간 인구의 약 9%를 차지하는 소수민족이다. 그간 다수파인 수니파로부터 차별받았고 테러와 대규모 학살을 겪는 등 IS와 탈레반으로부터 경쟁적으로 공격당했다.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간 난민도 하자라족이 다수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자폭테러가 있었다. 테러범은 시아파 거주지 카디미야 지구에 도보로 접근, 폭탄을 터뜨려 14명이 죽고 30여명이 다쳤다. IS는 아마크 통신을 통해 이 테러 역시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