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처음으로 만나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대 회담 공동선언문(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는 9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중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장관급 회의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브렉시트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각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 협상을 신속하고 원만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 부진한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은 별도 회의까지 열어 영국의 EU 탈퇴 절차와 시기를 명확히 하자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선언문에서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브렉시트로 인해 신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 기조의 확산, 경쟁적인 환율절하 등의 위험을 지적하면서 향후 글로벌 성장률의 하방 위협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유 부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의 확산에 대응해 G20이 자유무역의 수호자로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글로벌화로 인한 번영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포용적 성장에 대한 논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G20 재무장관들은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동등하게(Equally)’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균형 있는 성장발전이 어렵고 줄어든 세계경제 수요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중점분야, 추진원칙, 성과평가 지표도 마련했다. 구조개혁을 위해 무역-투자 개방 촉진, 노동시장 개혁, 재정개혁 촉진 등 9대 우선추진분야도 정했다.
그러나 공동선언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시장의 우려를 덜 만한 실제적 합의는 아니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폴 시어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이코노미스트는 “수많은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며 “브렉시트로 EU의 운명엔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세계 무역, 정치, 금융의 불확실성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英 EU탈퇴 협상 길어지면 세계 경제에 찬물”
입력 2016-07-24 17:58 수정 2016-07-24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