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탈퇴 협상 길어지면 세계 경제에 찬물”

입력 2016-07-24 17:58 수정 2016-07-24 21:36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4일 중국 청두에서 러우지위에이 중국 재정부장과 회담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제공

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처음으로 만나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대 회담 공동선언문(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는 9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중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장관급 회의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브렉시트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각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 협상을 신속하고 원만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 부진한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은 별도 회의까지 열어 영국의 EU 탈퇴 절차와 시기를 명확히 하자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선언문에서 20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브렉시트로 인해 신보호무역주의와 반세계화 기조의 확산, 경쟁적인 환율절하 등의 위험을 지적하면서 향후 글로벌 성장률의 하방 위협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유 부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신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의 확산에 대응해 G20이 자유무역의 수호자로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글로벌화로 인한 번영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포용적 성장에 대한 논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G20 재무장관들은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동등하게(Equally)’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균형 있는 성장발전이 어렵고 줄어든 세계경제 수요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중점분야, 추진원칙, 성과평가 지표도 마련했다. 구조개혁을 위해 무역-투자 개방 촉진, 노동시장 개혁, 재정개혁 촉진 등 9대 우선추진분야도 정했다.

그러나 공동선언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시장의 우려를 덜 만한 실제적 합의는 아니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폴 시어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이코노미스트는 “수많은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며 “브렉시트로 EU의 운명엔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고 세계 무역, 정치, 금융의 불확실성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