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케인, 리더보다 조력자 역할… 유색인종계와 깊은 인연

입력 2016-07-25 00:12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플로리다국제대 팬더아레나에서 팀 케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한 뒤 지지자들에게 함께 인사하고 있다.AP뉴시스

전형적인 ‘자유주의자(liberalist)’로 분류되는 팀 케인(58) 상원의원은 리더보다 조력자 역할에 알맞은 인물로 꼽힌다. 상원의 동료인 마크 워너 전 버지니아 주지사를 도와 부지사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일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도운 일도 주요 업적이다.

유색인종계와 인연이 깊은 건 케인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젊은 시절 하버드 법대를 휴학하고 스페인어를 배웠다. 온두라스로 가톨릭 예수회 선교활동을 떠나기 위해서였다. 하모니카를 들고 흑인 가스펠 공연을 하며 선교여행을 다닌 일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는 유색인종 유권자 표를 단단히 굳혀줄 카드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신인 케인은 1994년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시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인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리치먼드 시장을 거쳐 버지니아 부지사·주지사,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을 역임했다. 린우드 홀튼 전 버지니아 주지사의 딸인 앤 브라이트 홀튼과 하버드 법대에서 만나 결혼했다. 둘 사이에는 세 자녀가 있다.

주지사 시절에는 대화나 타협을 통해 난제를 푸는 능력이 탁월했다. 담배재배업 규모가 큰 버지니아주에서 주의원들을 설득해 식당 흡연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일, 예산 부족에 시달리자 고속도로 휴게소 폐쇄로 복지서비스 예산을 확충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 시험대였던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당시에도 사태를 원만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도적 성향이지만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가톨릭 신자로서 낙태에 반대하지만 총기규제에 강경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DNC 위원장으로 지명됐으면서도 이슬람국가(IS) 문제에 군사적 개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자유무역 옹호론자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