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미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3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의 협력과 단결, 일체화를 방해하는 역외 대국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특히 류 부부장은 “(중국과 아세안 사이를) 이간질하거나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모두 미국을 향한 발언이다.
이번 회의는 남중국해 중재판결 이후 미국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여서 팽팽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류 부부장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당사국 간 협상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못 박았다. 중국은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 주제를 경제협력에 국한시키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우리는 지역의 경제적 번영과 성장을 담보하는 데 있어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성명에 남중국해 문제를 반영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양 진영의 격돌도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엔티안에 모인 아세안 10개국 외교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공동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중국과 가까운 캄보디아의 반대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은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특별장관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분쟁 관련 공동성명을 내놨다가 긴급 철회하고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까지 취소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아세안-中 사이 이간질 말라”… 美에 경고
입력 2016-07-24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