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3년 만에 동시파업 했지만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도는 크게 대조적이다.
24일 현대차와 중공업에 따르면 이들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는 노조원들이 100% 파업에 동참해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췄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19일 설비지원 부문 분사 반대를 목적으로 파업을 벌였으나 전체 설비지원 소속 직원 980여명 중 200여명만이 파업에 동참했다. 20일에는 모든 조합원에게 파업 지침을 내렸지만 1500여명만 파업에 참여했다. 조합원들의 10%수준이다. 파업 규모가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 회사 전체 조합원 수를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편에 속한다. 현대중공업 전체 노조원 수는 1만5000여명이고 협력사를 포함한 울산조선소 전체 근로자는 약 5만6000명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100% 참여하는 이유는 생산공정 때문이다. 자동차는 하나로 연결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 곳만 멈춰도 올스톱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파업은 곧 자동차 생산차질로 이어진다. 지난 19일과 20일에는 각각 차량 1700대를 만들지 못해 39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21일에는 1800대에 400억원, 22일에는 6200대에 1300억원 상당이다. 총 생산차질은 1만1600대, 2500억원으로 회사는 집계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생산공정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조합원은 근무지에서 그대로 일하면 된다. 또 원청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가 45세 이상으로 고령인데다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가 더 많아서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의 경우 업계가 존폐의 갈림길에 처한 상황에서 조합원들 스스로 파업에 대한 부담을 느끼거나 반국민적 정서 등을 의식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수주 절벽’ 위기를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한다는 ‘실리’가 맹목적인 파업의 ‘명분’을 눌렀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9차례 파업을 강행해 총 106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올해는 사측에서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파업 때문에 생산에 일부 차질이 생기더라도 파업 후에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 대부분 물량을 납기에 맞출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피해나 우려도 자동차보다 덜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절벽이라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조선소 현장 근로자들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고민을 하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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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0% 동참 생산라인 올스톱 vs 현대중, 존폐 위기 절감… 파업 참여율 10%
입력 2016-07-25 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