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연 정책간담회에 이정현 이주영 정병국 한선교 등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이 참석, 정견발표를 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중진 의원은 간담회 후 도의원들을 대상으로 “당대표로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예상과 달리 90% 이상이 한 후보를 꼽았다. 그는 24일 “도의원들이 계파와 관계없이 이 사람이면 당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한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대선을 관장하는 새 대표를 뽑는 8·9전당대회가 조직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거물들이 불출마한 데다 ‘1인2표제’가 ‘1인1표제’로 바뀐 점이 소신투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영남 출신 재선 의원은 “‘계파 오더’보다 인물을 보고 선택하겠다는 게 밑바닥 기류”라고 전하며 “같은 계파 후보 간 단일화나 교통정리로 표 쏠림 현상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양대 계파 핵심부에서도 인위적인 교통정리, 즉 ‘줄 세우기’를 통한 대표 만들기보다 “될 사람을 밀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가 당 혁신 명분을 내세우면서 “(비주류 중) 1등할 사람을 밀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지지 모임을 가진 김 전 대표에 이어 서 의원이 전대 후보 등록일(29일)을 앞두고 대규모 친박계 의원 모임을 준비하는 등 양대 계파 수장이 세 과시에 나섰지만 노골적인 후보 지원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전대가 계파 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를 수 있는 데다 대선을 앞두고 패배하는 진영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전대가 당내 선거운동 방식의 개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선거 캠프를 통해 여론전과 함께 세를 불리고, 후보가 전국의 당협과 지역 의원 모임 등을 찾아 당직이나 지원을 약속하는 예전 선거운동 방식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與전대, 조직투표보다 ‘될 사람’ 민다?
입력 2016-07-25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