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와 공기청정기 필터 등 생활 속 깊숙이 쓰였던 화학물질 공포가 커지면서 덩달아 건강 스낵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첨가물 없이 원재료를 그대로 살린 ‘원물 간식’을 내세우며 착한 먹거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24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건강 스낵류 시장 규모는 약 136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6% 증가한 규모다. 건강 스낵류는 밀가루나 색소 등을 넣지 않고 원재료를 그대로 말리거나 구운 간식을 뜻한다. 같은 기간 과자와 비스킷 등을 포함하는 일반 스낵류 시장 규모는 7%가량 줄어들었다. 전체 스낵 시장에서 건강 스낵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꾸준히 늘어 2013년 6%에서 올해 10% 규모로 커졌다.
건강 스낵 시장은 2004년부터 관련 제품이 출시됐지만 일부 ‘히트 상품’을 제외하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스낵으로 만들어진 원재료 종류가 밤이나 곡물 등으로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븐에 구워낸 바삭한 질감과 다양한 원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건강 스낵 시장을 키우고 있다.
CJ제일제당 ‘맛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가량 늘어났다. 출시 이후 연 매출은 3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건강 스낵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3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맛밤 인기에 이어 고구마로 만든 ‘맛고구마’, 김과 쌀로 만든 라이스칩 ‘김스낵’ 등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측은 “맛밤이나 맛고구마 모두 다른 첨가물 없이 저온 숙성 방식으로 밤과 고구마라는 원재료 맛을 최대한 살렸다”며 “건강한 간식을 찾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물 그대로의 건강 간식 시장을 키우고 있는 업체는 대상 청정원이다. 청정원은 기존에 선보였던 고구마츄, 군밤츄 등 ‘츄’ 시리즈를 ‘츄앤’ 브랜드로 지난 3월 변경했다. 기존에 선보였던 고구마, 밤, 감 등 원물을 그대로 말린 ‘츄앤 리얼’ 제품 외에도 바삭한 식감을 가미한 ‘츄앤 크리스피’, 원물 재료에 초콜릿 등을 더한 ‘츄앤 디저트’ 등을 추가로 출시했다. 청정원에 따르면 최근 츄앤 매출은 지난해 대비 50%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정원은 완두와 대추, 치즈, 사과, 프룬호두, 무화과호두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출시하며 원물 간식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원재료 그대로… ‘원물 간식’ 시장 급성장
입력 2016-07-24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