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정, US여자주니어선수권 2년 연속 정상

입력 2016-07-24 18:27
성은정
이민우
초등학교 시절 소녀는 250야드를 쳤다. 월등한 신체조건 덕분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농구선수 출신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키가 170cm, 몸무게 87kg였다. 지금 신체조건은 175㎝에 70㎏. 큰 체구만큼 꿈도 크다. 2013년 여자 골프 국가대표를 반납하고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으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지난해 7월 US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은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성은정은 24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패러머스의 리지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에서 안드레아 리(미국)를 4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타이틀을 방어했다. 1969∼1971년 연속 우승을 거둔 홀리스 스테이시에 이어 45년 만에 백투백 우승에 성공한 것이다. 성은정은 스테이시와 주디 엘러(1957∼1958년), 낸시 로페즈(1972·1974년)에 이어 대회 사상 4번째로 다승자가 됐다.

성은정은 36홀 매치플레이로 펼쳐진 이번 대회 결승에서 초반 11번 홀까지 5홀을 뒤졌지만 중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이뤄냈다. 23번 홀에서 리와 동점을 이룬 후 접전을 벌이던 성은정은 29번, 30번 홀을 잇따라 따내며 2홀 차로 앞서나갔고, 32번, 34번 홀도 가져오면서 2홀을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 대회는 한국(계)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박인비(2002년), 김인경(2005년)등 현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우승을 했고, 2012년에는 호주 교포 이민지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성은정은 지난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뒤 “초반에 집중을 못하고 흔들렸지만 후반 상대가 실수를 많이 하는 대신 나는 불안함을 최대한 즐기자 생각하고 쳤다”고 말했다.

성은정은 만 18세가 되는 내년 10월 KLPGA 투어 정회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한편 미국 테네시주 울트워에서 열린 US주니어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는 호주 동포 이민우(17)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의 동생 이민우는 이날 노아 굿윈(미국)을 2홀 차로 따돌렸다. 남매가 모두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은 이민지·민우 남매가 처음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