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과거 성매매 의혹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삼성 측은 22일 “송구하다”면서도 “사생활 문제”라고 했다. 경찰은 해당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에 관련 동영상 제출을 요청하는 등 사실상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투병 중이어서 경찰 수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스타파는 21일 오후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 삼성동 이 회장 자택과 논현동의 한 빌라에서 촬영됐다. 동영상에는 20, 30대 여성 3∼5명이 등장하고, 이 회장이 이들과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대화를 나누고 500만원가량의 돈을 건네는 장면이 나온다. 뉴스타파는 해당 영상은 여성들 중 한 명이 삼성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협박용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한 여성은 이 회장의 집에서 나온 뒤 누군가에게 전화로 “가방을 밖에 두고 들어가라고 해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공범을 선모, 이모씨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2014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현재는 둘 다 이름을 바꿨고, 행방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삼성은 “이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져 송구스럽다”며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회사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일단 뉴스타파로부터 동영상 원본을 확보한 이후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능범죄수사대를 통해 뉴스타파 측과 접촉해 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수사에 협조할 수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라며 “다만 현재 공개된 동영상만 보면 이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성매매 여부를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도 이날 자영업을 하는 박모(58)씨의 고발장을 접수해 사건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파문
입력 2016-07-22 20:58 수정 2016-07-23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