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힙합·재즈·댄스… 관객 3000여명 열광

입력 2016-07-24 18:45
천재 싱어송라이터 벡(Beck)이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3000여명의 관객이 열광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현대카드 제공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벡(Beck·46)이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록부터 힙합, 재즈, 일렉트로닉, R&B, 포크, 펑크, 댄스까지 모두 자기 음악으로 소화시키는 천재 뮤지션. 벡의 공연은 그가 구현해내는 음악만큼이나 다채로웠다.

벡은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 23-Beck’ 공연에서 ‘루저(Loser)’, ‘뉴 폴루션(New Pollution)’, ‘에브리바디스 가타 런 섬타임즈(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s)’ 등 히트곡 19곡을 쏟아냈다.

첫 두 곡은 사운드가 뭉개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00여명 관객은 아랑곳 않고 열광했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벡은 이어 ‘루저’로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팬들은 내한공연의 트레이드 마크인 ‘떼창’으로 화답했다.

한 사람의 공연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로 채워졌다. 벡도 기타, 탬버린, 통기타 등 악기를 바꿔들며 공연 분위기를 흥겹게 몰아갔다. 특히 ‘뉴 폴루션’을 부를 때 벡이 구사한 탬버린 연주와 흐느적거리는 듯한 춤사위는 팬들을 한없이 즐겁게 만들었다. 랩과 댄스까지 곁들여진 공연에 한눈을 팔 틈은 없었다.

공연 중반부는 어쿠스틱 연주가 공연장을 메웠다. 서정적이면서 몽환적인 곡들이 흘렀다. 지난해 미국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모닝 페이즈(Morning Phase)’에 실린 곡들은 여름밤 공연장의 분위기를 잔잔하게 흔들었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을 오가던 공연 후반부, 꿈꾸는 듯한 목소리의 벡이 “체인지 유어 하트(Change your heart)”를 읊조리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수록곡으로 유명한 ‘에브리바디스 가타 런 섬타임즈’였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진행되다보니 사운드의 질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이 틈을 무대 장치가 메워줬다. 공연 내내 대형 LED 스크린에서 화려한 영상이 흘렀다.

벡은 1993년 싱글 앨범 ‘루저’를 발표했고 이후 23년 동안 9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그래미상만 5차례 받았다. 세계적으로 1600만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벡은 “다음에 또 만나자”며 앙코르 곡 ‘웨어 이츠 앳(Where it’s At)’을 끝으로 퇴장했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