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이종걸 ‘결심’… 당권 경쟁 4파전

입력 2016-07-22 17:53 수정 2016-07-22 21:18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운데)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 왼쪽은 이종걸 의원. 김지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뒤늦게 불붙고 있다. 후보 등록 마감 1주일을 앞두고 비주류인 이종걸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기존 ‘친문(친문재인) 3파전’ 구도가 깨질 조짐이다.

이 의원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울추가 없는 저울은 눈금만 그려진 막대기와 같다”며 “저울추가 상실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성(守城)으로 성안의 백성을 지키고, 개문(開門)을 통해 성 밖의 백성까지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권 주자에 대한 후보들의 ‘구애 경쟁’도 치열해졌다. 송영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이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왔고, 김상곤 전 교육감 역시 지난해 혁신위원장을 맡아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비주류 진영의 출마권고를 받아 왔던 이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김종필 전 총리가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정몽준 전 의원이 있었던 것처럼 문 전 대표에게도 ‘더’가 필요하다”며 “(제가) 그 ‘더’를 만들어주겠다”고도 했다.

김 전 교육감과 송 의원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김 전 교육감은 언론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이 빨리 더민주로 복귀했으면 좋겠다. 제가 대표가 되면 복귀 여건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후 전남 강진으로 한 번 찾아뵀다”며 “대선 경선에 참여하시려 할 텐데, 대표가 되면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후보 간 미묘한 신경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김 전 교육감은 송 의원과 추 의원에 대해 “여의도 문법에 머무르는 분들이고, 구(舊)정치에 젖어 있는 면이 많은 분들”이라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면서도 “지난해 ‘김상곤 혁신안’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분당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