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뒤늦게 불붙고 있다. 후보 등록 마감 1주일을 앞두고 비주류인 이종걸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기존 ‘친문(친문재인) 3파전’ 구도가 깨질 조짐이다.
이 의원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울추가 없는 저울은 눈금만 그려진 막대기와 같다”며 “저울추가 상실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성(守城)으로 성안의 백성을 지키고, 개문(開門)을 통해 성 밖의 백성까지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권 주자에 대한 후보들의 ‘구애 경쟁’도 치열해졌다. 송영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이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에게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왔고, 김상곤 전 교육감 역시 지난해 혁신위원장을 맡아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비주류 진영의 출마권고를 받아 왔던 이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김종필 전 총리가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정몽준 전 의원이 있었던 것처럼 문 전 대표에게도 ‘더’가 필요하다”며 “(제가) 그 ‘더’를 만들어주겠다”고도 했다.
김 전 교육감과 송 의원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김 전 교육감은 언론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이 빨리 더민주로 복귀했으면 좋겠다. 제가 대표가 되면 복귀 여건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후 전남 강진으로 한 번 찾아뵀다”며 “대선 경선에 참여하시려 할 텐데, 대표가 되면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후보 간 미묘한 신경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김 전 교육감은 송 의원과 추 의원에 대해 “여의도 문법에 머무르는 분들이고, 구(舊)정치에 젖어 있는 면이 많은 분들”이라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라면서도 “지난해 ‘김상곤 혁신안’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분당 사태가 벌어졌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비주류 이종걸 ‘결심’… 당권 경쟁 4파전
입력 2016-07-22 17:53 수정 2016-07-22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