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벗 삼아 소신을 지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발언을 두고 야권이 ‘우병우 감싸기’라며 이틀째 맹공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도 ‘우병우 사퇴’를 주장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는 “야당의 대통령 탄압”이라며 청와대 해명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대통령 치마폭에 숨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방어막을 쳐줬다”며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의 정면대결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수석이 설마 ‘올림픽 치마폭’에 숨겠느냐”며 리우올림픽이 예정된 8월 초에는 물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도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사드를 반대하겠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꼬았다. 정호준 비상대책위원은 “박근혜정부의 ‘내우외환’은 ‘우’수석과 최경‘환’ 의원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측근 스캔들을 정면 겨냥했다.
새누리당 당권주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공개 기자회견에서 “구설에 오른 것 자체가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결정을 내린 뒤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거듭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복심’ 이정현 의원은 “우 수석이 의혹을 해명하고 있고 규명 작업도 이뤄지고 있으니 일단 우리 사회의 검증 능력을 믿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발언이 우 수석 감싸기란 지적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은 우 수석 의혹 추궁을 위한 별도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향후 운영위가 소집되면 우 수석 출석이 불가피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 문제가 걸려 있을 땐 나온 전례가 있다”고 했다.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원내대표도 “과거 관례대로 민정수석 불출석을 양해해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대통령이 나서서 보호막 쳐줬다” “고난을 벗삼아 당당히 사드 반대”
입력 2016-07-22 17:51 수정 2016-07-22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