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현 공군기지에 우라늄 농축시설”

입력 2016-07-22 17:47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1일(현지시간) 지목한 평안북도 금창리 방현 공군기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이 들어선 곳으로 의심되는 장소. 오른쪽 작은 사진은 지하 항공기 제작소의 출입구를 확대한 모습. 이 위성사진은 지난해 2월 5일 찍힌 것이다.ISIS

미국의 정책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1일(현지시간) 평안북도 금창리 방현 공군기지 내 항공기 제작소에서 소규모 우라늄 농축시설로 의심되는 장소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방현 항공기 제작소는 영변 핵시설에서 45㎞ 떨어진 지역이다.

북한은 기존까지는 영변 핵시설만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한국과 미국 당국은 탈북자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북한에 3개 정도의 핵 시설이 있을 것으로 의심해 왔다. 방현 시설이 핵 시설이 맞는다면 북한이 영변 이외의 장소에서 별도로 우라늄 농축을 해왔고, 확보한 농축 우라늄양도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ISIS는 ‘믿을 만한 미 정부 소식통’과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현의 지하 항공기 제작 시설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원심분리기 200∼300개 정도를 가동할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이고, 연구 목적도 있는 초기단계 우라늄 농축시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변 핵 시설에는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현에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농축 활동이 활발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1990년대에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 장치를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IS는 “방현에서 지금도 농축이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구체적 핵 활동 의혹 제기는 일본 산케이신문이 2000년 6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평안북도 천마산 지역에 핵 시설이 있다고 보도한 게 처음이다. ISIS는 방현 시설이 산케이가 지적했던 천마산 일대에 포함된 장군대산 자락에 있다고 지적했다.

ISIS는 향후 북한과 핵협상을 할 경우 방현 시설을 사찰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며, 사찰이 이뤄질 경우 북한의 초기 핵 활동을 비교적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