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외국어 남용 말고 우리말 써요

입력 2016-07-22 17:45

‘외래어’는 컴퓨터, 피아노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단어로 국어처럼 쓰입니다. 그리고 ‘외국어’는 그냥 다른 나라 말이지요. 외국어가 상술과 연계되어 무분별하게 쓰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말다듬기 사업을 꾸준히 해 오는 국립국어원이 여름휴가 철을 맞아 남용되는 외국어들을 우리말로 다듬었습니다. 바캉스는 ‘휴가/여름휴가’, 워터파크는 ‘물놀이 공원’, 오토캠핑은 ‘자동차 야영’, 글램핑은 ‘귀족 야영’으로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휴양지에서 풀빌라, 선베드, 루프톱, 에이티브이, 월풀처럼 낯선 외국어를 자주 접하게 되지요. 이들을 각각 ‘(전용) 수영장 빌라’ ‘일광욕 의자’ ‘옥상’ ‘사륜 오토바이’ ‘공깃방울 목욕’이라고 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맘때면 디오더런트, 소데나시/슬리브리스, 시스루, 핫팬츠, 오프숄더와 같이 화장품이나 패션과 관련된 외국어도 흔히 들을 수 있지요. 이들을 ‘체취 제거제’ ‘민소매(옷)’ ‘비침옷’ ‘한뼘바지’ ‘맨어깨’라고 말하고 선루프, 캠프파이어, 아이스박스 같은 것도 의미를 확실히 드러내고 말맛이 있는 우리말 ‘지붕창’ ‘모닥불 놀이’ ‘얼음상자’라고 해 보세요.

말은 세태와 함께 끊임없이 변하지요. 하지만 요즘처럼 개념 없이 외국어를 남발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