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행낭 사적 사용 논란… 외교부 “국제적 관례일 뿐”

입력 2016-07-21 23:38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에게 감사 서한을 보낸 사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반 총장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란 관측과 함께 외교행낭을 사적 용도로 썼다는 비판도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반 총장 측은) 지난 5월 방한 시 면담한 인사들과 도움을 받은 행사 주최자, 호텔 관계자 등에게 감사 서한을 전달해 줄 것을 주유엔대표부를 통해 요청했다”면서 “주유엔대표부는 외교행낭 운영 지침에 따라 이를 본부로 발송해 왔다”고 밝혔다.

서신을 받은 사람 중엔 JP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JP 핵심 측근에 따르면 반 총장은 최근 JP에게 ‘지난 5월 한국 방문 때 감사했다. 내년 1월에 뵙겠다’는 취지의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반 총장은 서한에 방한 당시 JP와 함께 찍은 사진 2장도 동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반 총장이 내년 1월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서신이 전달된 방식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빚어졌다. 외교문서 수발에 사용하는 외교행낭을 사적 용도로 썼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국제적 관례일 뿐’이란 입장이다. 반 총장의 서신 발송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기구 수장이나 정상급 인사들이 한 국가를 방문한 뒤 면담했던 인사에게 외교행낭으로 감사 서한을 보내는 건 국제적 관례”라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