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진 검사장의 해외 가족여행에 넥슨 자금이 쓰인 정황을 포착, 구체적 확인 작업에 나섰다. 비상장주식, 고급 차량 제공에 이어 여행비 지원 의혹도 불거지면서 김정주 NXC(넥슨지주회사) 대표가 진 검사장의 사실상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정황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수년 전부터 김 대표와 함께 해외 가족여행을 갈 때 넥슨 자금을 활용한 단서를 발견했다. 계좌 추적을 통해 넥슨 자금의 흐름을 살펴보던 검찰은 수상한 돈이 여행사 등으로 송금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이 여행사를 통해 여행경비와 비행기 티켓 등을 결제하고, 추후 진 검사장이 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구조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 매입에 특혜를 제공한 만큼 여행비용 대부분을 부담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돈이 사실상 진 검사장 여행 경비로 쓰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검찰은 법무부 출입국사무소 기록 수년치를 토대로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이 함께 출국한 시점, 두 가족 명단이 실제 올라와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넥슨에서 여행사 측으로 빠져나간 금액의 정확한 규모와 진 검사장이 여행 뒤 돈을 갚았는지도 계좌 비교·대조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 대가성 여부뿐 아니라 진 검사장이 자신의 가족만 대동하고 가는 해외여행에 넥슨 자금을 활용한 사정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매입 때도 김 대표로부터 주식 취득 명목으로 넥슨 자금 4억2500만원을 제공받았다. 진 검사장은 처음엔 이 돈을 갚았으나 이후 “이걸 내 돈으로 사는 게 맞느냐”며 김 대표에게 계속 공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결국 김 대표로부터 해당 금액을 별도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해당 금액만큼의 개인 돈을 진 검사장의 장모와 친모 계좌로 나눠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일 진 검사장의 장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를 적용, 지난 17일 구속했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은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은 지난 19일에는 진 검사장의 전 재산에 대해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예금채권과 부동산 등을 포함해 진 검사장의 전 재산이 1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진경준, 넥슨에 해외여행비 전가
입력 2016-07-21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