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해물질 함유‘3M 필터’ 29개월간 최소 118만개 유통

입력 2016-07-22 05:32

유독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함유된 3M의 공기청정기 항균필터가 국내 공기청정기 생산·판매업체에 2년5개월간 최소 118만여개 공급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최근 진행된 환경부 조사에서 OIT가 검출된 가정용 에어컨과 차량용 에어컨까지 포함시키면 시중에 공급된 항균필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OIT는 애경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의 독성물질로 2014년 유독물질로 지정됐다.

국민일보가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3M 공기청정기 항균필터 공급 현황(2014년∼2016년 5월)’을 보면 3M은 이 기간 8개 공기청정기 생산·판매사에 모두 118만3532개의 항균필터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7개사에 공급한 118만2032개의 항균필터가 환경부가 공개한 ‘OIT 함유 항균필터’다. 전체 3M 공급량의 99.8% 수준이다. 3M이 공급한 공기청정기 항균필터 대부분에서 OIT가 검출된 셈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OIT가 검출된 문제의 필터는 대부분 3M이 제조한 것이었다. 환경부가 회수 권고 조치키로 한 공기청정기·에어컨 88개 모델 가운데 87개 모델이 3M 항균필터를 사용했다.

3M은 OIT가 검출된 항균필터를 자진 수거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하지만 OIT 함유 항균필터가 시중에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3M은 OIT 논란에 대해 그동안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일보는 지난 7일 3M이 공급한 118만여개 항균필터의 OIT 함유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3M은 “구체적 수치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3M은 항균필터를 사용한 업체들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3M은 지난달 일부 판매사에 ‘일부 필터에서 OIT가 검출됐지만 환경부 유독물질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환경부에서 3M의 설명을 부인하자 “자체적인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3M은 환경부가 발표한 OIT 함유 필터 목록에도 일부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3M 측은 “OIT가 검출되지 않은 필터도 환경부 목록에 포함됐다. 내용 검토 후 환경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3M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했고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OIT 필터가 설치된 제품 모델명을 다시 정리해 22일 오전에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