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이슬람경제포럼’ 테러 우려로 취소

입력 2016-07-21 21:08
강원도가 개최하려 했던 세계이슬람경제포럼(WIEF)이 결국 취소됐다. 행사를 유치한지 9개월만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21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국민안전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WIEF 개최를 철회하기로 했다”면서 “최근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테러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8일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WIEF 재단 사무국에서 철회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최 지사가 이슬람 관련 사업을 공식 철회했기 때문에 할랄사업도 당분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테러 가능성을 우려했던 도민들을 기독교인으로 지목하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WIEF는 무슬림이 중심이 된 경제포럼이긴 하지만 이슬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런데 기독교 단체와 기독교 언론사가 WIEF 유치를 극렬하게 반대했다”면서 “반대한 사람들의 99%는 기독교인이었다.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자체를 근본적으로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최근 할랄산업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부산 등 다른 지자체에서 유치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기독교 단체·언론사가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간다면 강원도 입장에선 용납하기 힘들 것”이라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정형만 이슬람대책강원도민운동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WIEF 철회 결정을 내린 최 지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국민들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무분별한 이슬람 문화 유입을 시도하고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WIEF를 반대했던 도민 중에 기독교인이 다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독교인이 마치 무슬림을 경멸하는 것처럼 매도하면 안 된다”면서 “시민들은 이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국가(IS)처럼 테러를 자행하는 그들의 폭력적 문화를 경계하는 것이다. 기독교인을 함부로 모욕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한편 강원도는 ‘동아시아 할랄 콘퍼런스’와 ‘WIEF 여성비즈니스 네트워크’에 대해선 취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